장마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여름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고온다습한 환경이 계속되면 아이 피부 건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 아토피 피부 질환이 있는 아이는 물론 기저귀 차는 아이, 단체생활 하는 아이들의 피부를 예의 주시하자.
무덥고 습한 기운이 피부 염증을 심하게 한다
사람들은 아토피피부염이 대개 봄가을 환절기처럼 건조할 때 심해진다고 생각하는데, 고온다습한 여름에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다. 부천 아이누리한의원 김미림 원장은 "여름에 심해지는 아토피는 대개 습열(濕熱, 습한 기운과 속열)이 원인이다. 이런 습한 기운은 장마철에 더욱 심해질 수 있는데, 끈끈한 땀이 피부에 남아 가려움증과 염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기저귀발진과 땀띠도 심해질 수 있다. 평소보다 피부가 예민해져 기저귀와 닿는 접촉면이 자극을 받기 쉽고 대소변에 의해 피부 증상이 심해지는 것. 목이나 겨드랑이, 팔 안쪽, 무릎 뒤쪽처럼 살이 겹치는 부위에 땀띠가 생기기도 한다. 날이 눅눅하면 땀이 잘 마르지 않아 피부가 끈적끈적하고 불쾌감이 더해진다.
가장 흔한 땀띠, 맹물로 자주 씻어주면 좋아
기저귀발진에는 천기저귀가 좋은데, 문제는 눅눅한 날씨 때문에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다는 것. 천기저귀를 쓰기 전 헤어드라이어나 다리미로 잘 건조시키는 수고가 필요하다. 가끔 기저귀를 벗겨두어 엉덩이에 바람을 쐬는 것도 좋다.
또 땀띠 때문에 옷을 벗겨 두면 흘린 땀이 그대로 남아 피부를 자극하며, 마르면서 몸을 냉하게 만들기 때문에 장이 약한 아이들은 배탈, 설사가 생기기 쉽다.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한 옷을 입히되 땀에 젖은 옷은 자주 갈아입힌다. 땀띠가 난 부위는 물수건으로 자주 닦아주거나 깨끗한 물로 씻어준다.
날씨가 눅눅한 탓? 에어컨에 의존하지 말아라
집 안의 습기와 싸우는 것도 엄마에겐 중요하다. 햇볕이 좋은 날 자주 환기하고, 가구는 통풍을 위해 벽으로부터 5cm 정도 간격을 두고 그 사이 습기 제거제를 두도록 한다. 목제 가구는 왁스와 마른걸레를 이용해 닦아둔다. 욕실, 신발장, 베란다, 배수구 등 습기가 잘 차고 냄새가 나는 곳 등은 꼼꼼히 살펴보고 숯을 두거나 천연 곰팡이 제거제, 베이킹 소다 등을 이용, 청소한다.
습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을 켜두기도 한다. 하지만 피부가 축축한 상태에서 에어컨의 찬 공기가 닿으면 아이 체온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 여름 감기나 냉방병에 시달릴 수 있다.
부천 아이누리한의원 김미림 원장은 "냉방기를 장시간 가동하면 비염이 심해지고 감기, 냉방병 같은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호흡기 질환에 걸린 아이는 피부가 민감해지므로 아토피도 심해진다. 실내외 온도차는 5℃ 이내로 유지하고 에어컨은 1시간 켜두면, 켜둔 시간 이상으로 꺼두라"고 조언한다. 제습기와 냉방기의 습도 조절 기능만 적절히 이용해본다.
첨가물이 들어 있는 먹거리를 조심하라
식품에 첨가된 화학조미료, 인공감미료, 합성착향료 등이 피부, 호흡기가 예민한 아이에게 자극이 된다. 더위 때문에 찬 음료, 아이스크림을 많이 찾고, 휴가가 있다 보니 외식도 늘고 바캉스지에서 무분별하게 첨가물이 든 음식을 접할 기회도 많아진다.
아토피 아이는 염증이 더 심해지고, 땀이 나도 독소가 섞인 땀이다 보니 더 긁게 된다. 대소변도 독해져 기저귀발진 역시 심해질 수 있다. 찬 것을 많이 먹어 아랫배는 차가워지는 반면 열이 상체와 피부 쪽으로 몰려 더 가려워진다.
이미 긁기 시작하면 손톱 밑 세균이 2차 감염을 일으켜 그 증상이 더욱 더 심해지기도 한다. 찬 것,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 먹거리 관리만 잘해도 무덥고 습한 날씨를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매번 증상이 반복된다면 치료를 병행해 원인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 김미림 원장은 "증상 완화와 체질을 개선해 면역 기능을 안정시켜야 한다. 우선 체표까지 올라온 열독을 풀어주는 약재로 가려움을 완화한다.
그리고 몸 안에 쌓인 습열과 노폐물을 배출하고 맑은 혈액과 진액이 체표까지 잘 순환되게 하는 등 원인을 개선해야 염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부천점 김미림 원장
한국아이닷컴 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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