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이철영 기자] 하루가 멀다고 내리는 장맛비, 이제 정말 지긋지긋하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짜증이 나기 일쑤다. 내리는 비가 야속하지만 그래도 맑은 날을 위해 건강부터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장마철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여러 가지 감염 질환과 함께 중·장년층의 관절통 호소가 줄을 잇는다. 그뿐만 아니라 장마철에는 습한 날씨 때문에 피부문제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여름 장마철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걸리기 쉬운 세균 감염이다. 장마철 세균에 의한 질병이 잘 발생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세균이 따뜻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인체에 병을 일으키는 대부분 세균은 자기가 살아가야 하는 환경, 즉 인체 내에서 가장 번식력이 강한 특성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는 “실험실에서 세균배양을 해보면 사람의 체온인 37도 근처에서 세균이 가장 잘 자라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면서 “여름철에는 외부온도가 높아 세균이 더 잘 번식할 수 있는 온도조건이 된다. 이러한 온도 조건 외에도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은데 이것도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모기와 같은 벌레에 물려서 옮는 병은 벌레가 다른 계절보다 여름철에 많고 활동도 활발해 발생하는 것이며, 레지오넬라병(세균성 폐렴이 발생하는 원인의 20%를 차지하는 세균)은 냉방시설을 통해 전염되므로 당연히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 ‘식중독’과 감염성 설사 ‘이질-콜레라’
음식이나 물을 통해 옮는 병이라도 각 질병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식중독은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 독소에 의해 발생한다.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룰 때 포도상구균이 음식에 오염돼 음식 속에서 번식하고 독소를 분비한다. 식중독은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구토, 구역, 복통, 설사 등이 생기는데 독소에 의한 질병이므로 역시 설사보다는 구토나 구역, 두통 등의 증상이 주로 발생한다.
물갈이 병 즉, 여행자 설사를 비롯한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 증식하고 거기에서 독소를 내거나 장점막을 침범해서 생기는 병으로, 잠복기가 8시간에서 5일까지로 다소 길다. 증상도 주로 복통과 설사가 나타난다.
이질은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로, 설사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곱 똥’ 이라해서 끈적끈적하고 덩어리진 점액이 떨어져 나오며,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보통 설사병보다 심하다. 그리고 화장실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가게 되어 항문이 헐기도 하는데 설사량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강철인 교수는 “콜레라도 감염성 설사의 일종으로, 쇼크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의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설사 변은 쌀뜨물 같은 모양(이를 수양성 설사라고 함)이고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불과 병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탈수로 말미암은 쇼크에 빠질 수 있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상당수가 사망을 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축축한 날씨에 ‘습요통-습관절통’ 호소
중·장년층은 무릎이나 어깨, 허리 등 관절이 쑤시는 통증을 느끼면서 비가 올 것을 예측하기도 한다. 장마철의 저기압과 고습도는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최악의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그 때문에 날씨 변화에 민감한 관절의 통증이 장마철일수록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낮은 기압과 80%까지 치솟는 높은 습도는 관절 내부의 압력을 높이고 조직을 팽창시켜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특히 조직 내부에 있는 관절 액과 디스크들이 함께 팽창해 이때의 압력 때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중·장년층이 장마철만 되면 허리가 욱신대는 습요통, 관절 마디마디에 통증이 오는 습관절통과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런 습요통, 습관절통은 선풍기와 에어컨에 의해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냉방장치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관절 주변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관절 액을 굳게 해 통증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접 장시간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주의하고 실내온도를 26~28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전문병원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관절의 통증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잦은 환기와 제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며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가벼운 스트레칭과 수영 등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 장마철 두꺼운 메이크업 “피부 트러블 부른다”
장마철에는 피부건강을 위해 피부 청결에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대기 중 습도가 2~3배 정도 높아지므로 인해, 피부 위 노폐물 배출과 세균증식이 더욱 활발해진다. 높은 습도로 장마철에는 여드름성 질환 등 피부트러블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피부과 전문의 고정아(라마르피부과 목동점) 원장은 “여름 장마철은 고온다습한 기후환경 때문에 피부분비물이 증가한다. 또 잦은 빗물과의 접촉 때문에 피부 오염 등이 발생, 여드름과 같은 피지선 염증 질환 외에도 지루피부염·감염성·수인성 피부질환 등이 쉽게 발병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습하고 무더운 장마철, 피부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 3~4회 정도 이중 세안을 통해 피부분비물 및 땀과 습기 탓에 피부 위에서 기생·증식할 수 있는 세균의 활동을 억제해주는 것이 피부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단, 땀과 피지분비가 활발하다고 해 너무 잦은 세안을 하게 될 때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번 세안 시 거품을 충분히 낸 세안제로 모공 속 피지와 노폐물을 말끔히 씻어내고, 세안 후에는 보습크림을 꼼꼼히 발라 피부 수분 막을 씌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두꺼운 메이크업은 땀과 유분 분비가 활발한 장마철 피부에 독이 될 수 있다. 피부 위에서 화장품 잔여물과 피부노폐물이 뒤엉키면서 모공을 틀어막아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교적 가벼운 메이크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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