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골든타임'은 의학적으로 부상 후 생사 여부를 결정짓거나 회복이 가능한 시간을 의미하는 용어다. 부상 후 골든타임 내에 수술이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담고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수술로는 뇌졸중과 뇌경색이 대표적이다. 뇌세포는 혈액공급이 단 몇 분만 끊겨도 손상되기 때문에 골든타임 안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살 수 있다고 해도 신체마비나 언어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그런데 의외로 뼈가 부러졌을 때에도 이런 골든타임을 요하는 경우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한 골절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부러진 뼈를 4시간만 방치해도 뼈가 다시 붙지 않아 큰 장애가 되기도 한다.
특히 올겨울에는 한파와 폭설, 겨울스포츠 등에 따른 낙상사고가 잦아 골절 환자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중요하게 알고 있어야 할 것은 뼈가 어떻게 부러졌느냐에 따라 수술이나 치료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만약 뼈에 금이 가거나, 큰 이동 없이 단순히 부러져 있다면 깁스로 장기간 고정시켜 뼈가 붙기를 기다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러진 뼈가 어긋나 있다면 수술로 뼈를 맞춘 후 깁스를 해야 한다. 보통 골절이 발생하면 움직임 자체가 힘들어 지는데, 그렇다고 응급수술이 필요하거나 목숨이 위험해 지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와 달리 급하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119의 도움을 받아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도 있다.
대표적인 게 부러진 뼈가 산산이 조각나 있는 '분쇄골절'이다. 이 경우 골절로 생긴 골절편이 신경을 건드리면 몸의 마비가 찾아와 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골절 사고를 당했다면 부상 부위에 감각이 있는지를 살피고, 마비 또는 저린 증상 때문에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수다.
다음으로는 혈액순환이 안 돼 몸이 차거나 피부가 창백해지지 않는지 체크해야 한다. 골절된 뼈가 혈관을 건드려 내부 출혈을 일으킬 경우 쇼크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순 낙상사고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낙상 사고의 대부분은 넘어지면서 무릎이나 엉덩이뼈가 골절되는 '대퇴골 경부골절'이다. 대퇴골은 허벅지와 골반을 이어주는 동그란 뼈로, 부러졌을 때 걷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통증이 나타난다. 보통 대퇴골 경부골절은 노년층에서 많지만 요즘 같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낙상 충격이 크면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 대퇴골 경부골절도 4시간 안에 수술을 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있다. 방치 시간이 길어질수록 뼈의 골절 부위가 잘 붙지 않고 혈액이 차단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RICE(라이스)' 대처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RICE는 다친 부위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여 안정을 취해 주라는 의미의 Rest(안정), 얼음찜질로 다친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통증을 줄이라는 Ice(얼음찜질), 다친 부위를 압박시켜 붓기와 멍을 가라앉히라는Compression(압박), 출혈시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주라는 Elevate(올리다)의 첫 글자를 조합한 용어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6일 "요즘 골절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자의적인 판단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회복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면서 "가벼운 낙상으로 큰 부상이 없을 시에는 RICE 대처법이 유효하지만 부러진 뼈가 신경을 건드리는 응급상황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구조요청을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06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