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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저출산대책 핵심은 삶의질 제고…양육·경제활동 지원 확대
등록일2020-12-15

올해 상반기 출산율 0.8대 기록할 듯…저출산현상, 복합적 요인서 기인

사회변화 위한 전반적 대책 담아…15년간 대책 추진 불구 문제 심화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가 15일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2021∼2025)에는 개인의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담겼다.


0세, 1세가 있는 가구에 매월 양육비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아수당'을 도입하고 출산 시 200만원을 지급하는 '꾸러미' 제도를 신설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뿐 아니라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일자리 지원 정책까지 고루 포함됐다.


저출산 현상은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서 생긴 결과라고 보고, 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각각 제시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사회 구조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포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 지난해 국내 출산율 0.92명…올해 인구 자연감소 예상


올해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하면서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92명으로 떨어지고, 출생아 수도 30만3천명으로 감소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출산율은 이보다 더 떨어져 0.8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런 저출산 현상이 ▲ 사회경제적 요인 ▲ 문화·가치관 측면의 요인 ▲ 인구학적 경로 등으로 인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사회경제적 요인으로는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임금 수준 등으로 청년층이 소득 불안에 시달리면서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도 연기·포기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 주택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청년층이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 버겁게 돼 결혼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고, 이로 인해 출산율도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가격의 경우 2000년 이후 20년간 배로 상승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맞벌이 가정이 아이를 마음 놓고 장기간 맡길 곳이 없는 현 상황도 저출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문화·가치적 측면에서는 결혼과 가족에 대한 '관념 변화'가 꼽혔다. 이에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18년 29.3%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구학적 요인으로는 주출산 연령대 인구가 감소한 것이 있다. 주출산 연령대로 꼽히는 25∼34세 여성은 지난 1995년 1천313만6천명이었으나, 지난해 1천208만8천명으로 약 105만명 줄었다.


아울러 초혼연령과 초산연령 상승도 둘째 이상 자녀를 출산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1995년 초산 연령은 26.49세였으나 2018년에는 31.90세로 상승했다.


반면, 올해부터 베이비붐 1세대인 1955년생이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오는 2025년에는 고령화율이 20%, 고령자는 1천만명이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를 인구 자연감소가 현실화하는 첫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구조의 이런 변화는 노동력 공급과 총수요, 저축, 투자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7년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2026∼2035년 경제성장률이 0.4% 수준이 된다고 전망했다.


또 생산연령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세입은 감소하고 사회지출과 복지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게 된다.


◇ 15년간 정책 추진에도 저출산 문제 심화…정책실패 되풀이 우려


위원회는 저출산·고령화로 불거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이후 1∼3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5년에 걸쳐 시행해 왔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임신·출산 관련 비용을 지원해 왔고 2017년부터는 난임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한편 2018년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지급 대상을 확대해 왔다.


또 일·가정 양립 기반을 갖추기 위해 2006년 출산휴가급여 지원 기간을 30일에서 90일로 확대하고 지난해에는 1년에 10일을 쓸 수 있는 '자녀돌봄휴가' 제도를 신설했다.


그러나 이런 양육지원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신설한 제도를 현장에선 실제로 쓸 수 없는 등 '사각지대'가 존재해, 애초 정부가 목표한 '일·가정 양립'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인상했고 국민연금, 사적연금 등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구축했다. 또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소득 기반도 확충해 왔다.


다만 이런 정책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노후빈곤과 은퇴 후 소득절벽은 여전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앞서 15년간 관련 정책을 추진해 오면서 한계를 인식하고,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은 앞선 브리핑에서 "저출산은 복합적으로 얽힌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결과로, 문제의 일면만 보고 세우는 대책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이에 아동, 청년, 은퇴세대 등 모든 세대에 대한 '삶의 질 제고'를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청년층과 아이를 기르는 부모에 대해서는 더 과감하게 투자하고, 고령자에 대해서는 교육과 경제활동에 능동적·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앞서 1·2차 계획 때는 각각 2020년, 2030년 출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명, 1.7명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나 이번 계획에서는 정책 방향 정도만 제시했다.


박 처장은 이에 대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출산율이 0.8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목표로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면서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출산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번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 역시 출산에 대한 일회적 지원 정도가 담겼을 뿐 아니라 육아휴직을 여전히 '권리'로만 규정했고, 아동 돌봄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이에 앞선 세 번의 정책 실패가 이번에도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2/15 11: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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